미국 10년물 4.7% 돌파, 국채 바이백도 못 막은 장기금리 상승…주식 투자자는 뭘 봐야 할까?
미국 10년물 4.7% 돌파, 국채 바이백도 못 막은 장기금리 상승…주식 투자자는 뭘 봐야 할까?
요즘 미국 주식시장을 보면서 내가 예전보다 더 자주 확인하게 되는 숫자가 있다. 바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다.
내가 확인한 화면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040%**까지 올라와 있었다. 하루 중 4.6370%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4.7080%까지 치솟는 모습이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0.1%도 안 되는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주식과 부동산, 기업 대출금리까지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더 눈에 들어온 것은 미국 재무부가 바로 전날 장기국채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늘렸는데도 금리가 다시 상승했다는 점이다.
1. 미국 재무부가 국채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이유
미국 재무부는 10년~30년 장기국채의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약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확대된 바이백은 9월 9일부터 11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국채 바이백은 정부가 과거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것이다. 시장에 국채가 너무 많이 풀려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급등할 때 재무부가 일부 국채를 매입하면 수급 부담을 잠시 완화할 수 있다.
실제로 발표 직후 미국 30년물 금리는 약 5.34%에서 5.18% 수준까지 빠르게 내려갔다. 시장도 처음에는 “정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그냥 두지는 않겠다”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문제는 효과가 오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2. 왜 하루 만에 국채금리가 다시 올랐을까?
가장 큰 이유는 국채 바이백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미국의 구조적인 재정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가부채는 이미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대규모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계속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결국 시장에 국채 공급이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게 된다.
최근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오르는 것도 단순히 연준의 기준금리 때문만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미국의 재정적자와 물가, 앞으로 발행될 막대한 국채 물량까지 함께 걱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크다.
Reuters는 최근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을 두고 시장에서 국채 매수를 거부하는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가 보기에는 이번 바이백은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 급하게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에 가깝다.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40억 달러 규모의 바이백만으로 장기금리를 계속 낮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 장기금리가 오르면 왜 주식시장까지 떨어질까?
장기금리가 오르면 가장 먼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에서 자금을 빌릴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높아진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장기국채 금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택시장과 소비에도 부담이 생긴다.
특히 내가 주의해서 보는 것은 기술주와 성장주다.
기술주는 지금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에 높은 가치를 부여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미래에 벌어들일 돈의 현재가치가 낮아지면서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8월 20일 미국 증시는 국채금리 상승과 물가 부담, 월마트 실적 우려 등이 겹치면서 다우 -1.27%, S&P500 -0.85%, 나스닥 -1.00% 하락했다.
전날 바이백 발표 후 잠시 안정됐던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도 부담을 준 것이다.
4. 이제 나는 S&P500보다 이것부터 확인한다
예전에는 미국 증시를 볼 때 S&P500과 나스닥 지수를 먼저 확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순서를 조금 바꾸고 있다.
우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확인한다. 4.5%, 4.7%, 5%처럼 중요한 구간을 계속 넘는지 살펴본다.
다음은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다. 최근 30년물은 한때 5.3%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과 재정적자 규모를 함께 본다.
나는 지금 미국 주식을 무조건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채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는 시기에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기술주를 따라 사는 것은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반대로 금리가 안정되고 실적이 실제로 좋아지는 기업이라면 주가 조정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미국 국채시장 움직임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한 가지다.
“미국 정부가 국채를 직접 사들이는 조치를 했는데도 금리가 다시 오른다면, 시장은 단기적인 바이백보다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라는 더 큰 문제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한다면 S&P500과 나스닥만 보지 말고, 그 옆에 미국 10년물·30년물 국채금리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한동안 미국 증시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숫자가 주가지수보다 먼저 ‘10년물 국채금리 5%를 넘느냐, 다시 내려오느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