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시험장에서 입증된 국산 스텔스 도료 ION 1, 미 국방부가 주목한 이유

 

거제 시험장에서 입증된 국산 스텔스 도료 ION 1, 미 국방부가 주목한 이유



최근 눈길이 가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국산 기술로 개발한 스텔스 도료가 미국 국방부의 시험을 통과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거제에서 실제 함정을 이용한 시험이 진행됐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거제 중소기업이 만든 기술’로 이해했지만 자료를 다시 확인해보니 개발사인 이티엘(ETL)은 경남 양산에 위치한 기업이었습니다. 다만 ION 1의 핵심 성능 시험이 국방과학연구소 거제 시험장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거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뉴스 한 줄만 보기보다 실제 개발사와 시험 장소를 구분해서 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1. ION 1은 어떤 스텔스 도료일까?

이티엘이 개발한 ION 1은 레이더파를 흡수해 레이더에 포착되는 신호를 줄이는 특수 코팅제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물체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기술은 아닙니다.

레이더가 군함이나 항공기에 전파를 보냈을 때 되돌아오는 신호를 줄여 상대방이 물체의 크기나 위치를 정확하게 탐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티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ION 1, ION 2, ION M-01 등을 ‘Radar Absorbing Paint’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무기체계의 RCS, 즉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이는 기술을 핵심 사업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해당 기술이 독자 개발한 국내 기술이며 국산 원재료를 활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 있게 본 부분은 ‘특별한 구조물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장비 표면에 도료를 적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향후 실제 양산과 정비 단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면 활용 범위가 상당히 넓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2. 거제 시험에서 36m 고속정이 4m급으로 탐지됐다

이번 소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거제에서 진행된 실제 시험 결과입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 거제 시험장에서 길이 약 36m급 고속정에 ION 1을 적용하고 약 10km 거리에서 레이더 탐지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시험에서는 전파 흡수율이 약 **85~88%**로 나타났고, 레이더 화면에서 36m급 고속정이 약 4m급 소형 어선 수준으로 탐지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거제는 조선과 해양산업이 익숙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첨단 방산 기술 시험이 거제에서 진행됐다는 사실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합니다. 이 시험 결과가 모든 함정과 전투기, 무인기에서 똑같이 나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장비 형태와 도포 두께, 운용 환경, 레이더 주파수 등에 따라 실제 성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미국 FCT 통과와 TRL 9의 의미

ION 1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국방부의 FCT(Foreign Comparative Testing) 평가를 통과했다는 점입니다.

FCT는 미국이 해외 우수 방산 기술을 직접 평가해 미군 무기체계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한 민간 성능 시험보다 향후 미국 방산시장 진입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절차로 볼 수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ION 1은 FCT 최종 평가와 함께 기술성숙도 TRL 9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방부 자료에서 TRL 9는 실제 시스템이 임무 환경에서 운용되며 기술이 입증된 최고 단계로 설명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FCT 통과와 TRL 9가 곧바로 미군 대규모 납품 계약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적용 무기체계 선정, 조달 예산, 양산 능력, 품질관리, 가격 협상 등의 과정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미국 국방부 시험 통과’를 ‘미군 납품 확정’으로 확대해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4. 작은 소재 기술이 K-방산의 새로운 기회가 될까

그동안 K-방산이라고 하면 전차, 자주포, 전투기, 함정처럼 완성된 무기체계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ION 1 사례를 보면 앞으로는 도료와 소재, 센서, 반도체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핵심 기술도 하나의 수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스텔스 코팅 기술은 함정뿐 아니라 무인수상정, 무인기, 지상 전투차량, 미사일 등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티엘 역시 레이더 흡수 코팅과 RCS 분석 기술을 주요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 소식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중소기업의 한 가지 기술도 세계 방산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아직 실제 미국 조달 계약과 대량 양산까지 확인해야 할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추가 시험 통과가 아니라 실제 어느 무기체계에 적용되는지, 공급 계약 규모가 얼마인지, 양산이 가능한지입니다.

거제 시험장에서 확인된 국산 스텔스 도료의 가능성이 실제 K-방산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만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공개된 기업 자료와 최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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