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다 위 울릉공항 공사에서 대한민국 건설기술의 힘을 본 이유
내가 바다 위 울릉공항 공사에서 대한민국 건설기술의 힘을 본 이유
거제도에서 바다를 가까이 두고 살다 보니 울릉도 주민이 배편 하나에 생활을 의지해야 하는 불편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울릉공항 공사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놀란 점은 평평한 땅에 활주로를 놓는 공사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거친 동해의 파도를 막고, 산을 깎아 얻은 돌과 흙으로 바다를 채워 1,200m 활주로가 들어설 새로운 땅을 만들고 있었다. 말 그대로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공사였다.
1. 산을 깎은 돌로 바다 위에 공항 터를 만들다
울릉도는 평지가 부족하고 해안 바로 앞 수심도 깊다. 그래서 사동항 인근 가두봉을 계획 물량 912만㎥ 규모로 절취하고, 여기서 나온 암석과 토사를 바로 옆 바다의 매립재로 사용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공사 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이해하면 쉽다.
가두봉을 계단식으로 안전하게 절취한다.
굴착한 암석을 크기와 용도에 맞게 선별한다.
덤프트럭과 중장비로 인접한 해상 공사구역까지 운반한다.
바다에 순서대로 투입하고 다져 공항 부지를 만든다.
2026년 9월 기준 가두봉 절취는 739만㎥, 해상 매립은 682만㎥까지 진행됐다. 내가 직접 계산해 보니 가두봉에서는 전체 목표의 81.3%, 매립은 83.1%가 완료된 셈이다. 산에서 나온 재료를 가까운 바다에 활용하니 외부 석재의 대량 반입을 줄이고 운송 거리도 단축한다. 자연지형의 변화가 큰 만큼 환경관리 책임도 크지만, 섬 안에서 재료를 조달해 공항 터로 바꾼 발상과 시공 능력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2. 거센 파도를 막는 30개의 거대한 케이슨
바다를 그냥 흙으로 채우면 파도에 쓸려나갈 수 있다. 먼저 공항 외곽에 단단한 물막이 벽을 세워야 한다. 여기에 사용된 것이 케이슨이다. 케이슨은 속이 빈 거대한 철근콘크리트 상자 구조물로, 바다에 띄워 이동시킨 뒤 정확한 위치에 가라앉혀 방파제처럼 연결한다.
울릉공항은 대형 케이슨 30함의 정거치를 2025년 5월 완료했다. 케이슨 안과 주변을 채우고 사석과 보호 구조물을 쌓으면 거센 파도를 견디는 외곽 뼈대가 된다. 그 안쪽에 가두봉 암석과 토사를 층층이 넣고 다져 육지를 넓힌다.
| 핵심 공법 | 하는 일 | 대단한 점 |
|---|---|---|
| 가두봉 절취 | 공항 매립재 확보 | 섬 안의 암석을 현장 활용 |
| 케이슨 30함 | 파도 차단·외곽선 형성 | 해상에서 대형 구조물을 정밀 거치 |
| 해상 매립·다짐 | 활주로 지반 조성 | 침하와 파랑을 고려해 층별 시공 |
| 사석 경사제 | 케이슨 연결부·해안 보호 | 파도 에너지를 분산 |
| EMAS 예정 | 활주로 이탈 충격 완화 | 짧은 활주로의 안전 보완 |
나는 특히 육상 공사와 해상 공사가 톱니처럼 연결된 점이 인상 깊었다. 산을 너무 빨리 깎아도 운반과 매립이 따라오지 못하고, 바다 상태가 나쁘면 케이슨과 매립 작업도 멈춘다. 동해의 높은 파도와 강풍, 자재·장비 반입의 어려움을 견디면서 공정을 맞추는 것 자체가 기술과 현장관리의 결과다.
3. 바다 위 1,200m 활주로가 완성되는 과정
케이슨 안쪽을 채웠다고 바로 비행기가 뜨는 것은 아니다. 매립 지반이 충분히 안정되는지 확인하고 반복해서 다진 뒤, 배수시설과 활주로 포장, 계류장, 터미널, 항행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울릉공항은 약 43만㎡ 부지에 길이 1,200m·폭 36m 활주로와 항공기 6대 규모 계류장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6년 9월 전체 공정률은 81.73%다. 목표는 2027년 말 공사를 마치고 시험운항과 인증을 거쳐 2028년 개항하는 것이다. 70석 안팎의 터보프롭 항공기가 거론되며, 활주로 끝에는 이탈방지시설인 EMAS 설치가 추진된다. 공법의 대단함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강풍·강설·측풍 조건의 시험과 지반 침하 관리 결과도 투명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우리 생활은 얼마나 편리해질까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이다. 수도권에서 육상 이동과 배편을 합쳐 약 7시간이 걸리던 여정이 항공으로 1시간대가 된다면 편도 약 6시간, 왕복 약 12시간을 아낄 수 있다. 2박3일 여행에서는 반나절을 되찾는 수준이다.
하지만 주민에게는 여행보다 더 절실한 변화가 있다.
응급환자가 육지의 큰 병원으로 이동할 선택지가 늘어난다.
학생과 직장인의 통학·출장·가족 방문 부담이 줄어든다.
신선식품, 의약품, 긴급 부품의 항공 운송 가능성이 커진다.
관광객이 짧은 일정에도 방문할 수 있어 숙박·식당·렌터카 수요가 늘 수 있다.
기상이 허용한다면 겨울철과 비수기의 접근성도 개선된다.
공항이 생겨도 배편은 필요하다. 항공기는 빠르지만 좌석과 수하물에 한계가 있고, 선박은 차량과 대량 화물을 담당한다. 나는 비행기와 배가 경쟁하기보다 결항 때 서로 보완하고, 주민에게 선택권을 넓혀주는 방향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본다.
결론
울릉공항의 대단함은 단순히 공정률이 81.73%라는 숫자에 있지 않다. 가두봉의 암석을 활용하고, 케이슨 30함으로 거친 바다에 경계를 세우고, 그 안을 다져 안전한 활주로용 땅으로 바꾸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거대한 기술이다. 이 공항이 안전하게 완성된다면 대한민국 건설기술의 성과이면서 섬 주민의 의료·교육·물류·이동권을 바꾸는 생활 기반이 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케이슨은 무엇인가요?
바다에 띄워 운반한 뒤 가라앉혀 방파제나 안벽을 만드는 대형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왜 가두봉을 깎았나요?
평지가 부족한 울릉도에서 공항 부지를 만들 매립재를 가까이서 확보하기 위해서다.
울릉공항은 언제 이용할 수 있나요?
현재 목표는 2027년 말 공사 완료와 2028년 개항이지만 시험운항과 인증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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